">">

구직자 분들께

여기 구인자들에 대한 글이 많이 올라오는 반면, 구직자 분들에 대한 글은 별로 올라오지 않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 역시 오래 구직자 입장에서 일 구하고 일하고 그랬습니다. 이제 구인자의 입장이 되었는데요.
세월이 달라진 것인지 사람들이 달라진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구인자 입장 5년이 넘다 보니
구인자 분들도 주의하셔야 겠지만, 구직자 분들도 좀 더 주의와 성의를 기울여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먼저 인터뷰 하실 때, 성의 없는 차림새에 성의 없는 대화 상대자가 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특히 요즘 보면 셀폰을 손에 쥐고 계속 들여다 보면서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구인자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경험이 많은데도, 오셔서 가르치려 드는 사람, 돈만 갖고 따지는 사람, 온다고 하고 안 오는 사람, 그 시간엔 손님 많으니 다른 시간에 오시라 해도 그 때 밖에 안된다고 오셔놓고 인터뷰 제대로 안한다고 기분 나빠 하는 분, 참 별의별 사람 다 봅니다. 구직자든 구인자든 인터뷰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양자간의 대화 아닙니까? 모자 눌러 쓰고 와서 옆으로 사람 보시는 분...그런 분하고는 사실 대화를 오래 하고 싶지도 않지요. 말도 안 해보고 안 써 본다고 뭐라 하시지만, 여러가지 언어 이외로 판단되는 부분이 많이 있답니다. 

새로 일하실 분을 구하면
1. 우선 그 분 일 가르쳐 드리는 것, 함께 일하는 다른 사람들 입장에서는 귀찮고 불편한 일입니다.
더구나 손님들이 가게 사정을 아시는 것 아니기 때문에 손님 상대하면서 일 가르쳐 주는 것, 동료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가르쳐주면서 하는 것입니다. 본인이 경험이 있던 없던 선임자가 가르쳐줄 때는 좀 더 성의있게 임하시기 바랍니다.
(후임자를 가르쳐보신 분들은 아시겠지요.)

2. 거짓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래 일할 사람 찾는다는 말에 오래 일할거라고 해놓고 알고보니 방학동안 일자리 구하던 학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리고 그런 일이 잦으면, 다른 구직자를 보고도 의심을 하지 않겠습니까?
아프다고 일하러 오지 못하겠다던 사람이 남자친구와 길가에서 장난치면서 버스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기도 하고,
부모님 모시고 병원가야 한다고 했는데, 알고보니 그 날 물놀이 공원에 가 있었고,
한국 들어가게 되어서 일 못한다고 그러던 사람이 다른 가게에서 일하는 것을 보았네요.
특히 기술자들은 처음 몇 분간의 손동작만 보아도 그 사람이 몇 년 일했는지 몇 개월 일했는지 보입니다.
구인자가 알면서 모른 척 넘어가지만, 자신의 경력을 부풀리는 사람 보면 신뢰가 안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지요.

3. 이유야 어ㅤㅉㅒㅆ든 자신이 일하던 가게 혹은 일하려고 했던 가게에서 일하지 않게 되었을 때에는 어느 정도 다른 사람을 구할 수 있는 여유를 주어야 하지 않나요? 분명히 광고 보고 전화해오시는 분들께 '사람 구했습니다' 하고 거절하는 소리 옆에서 들었을텐데 아무 말 않고 있다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무슨 경우입니까? 이런 분들 겪다 보면, 사람 구해 놓고도 온전히 믿을 수가 없게 되어 마음 속에서 다른 생각이 자꾸 들게 됩니다. 자신 때문에 구인자나 다른 구직자에게 손해가 갈 것이라는 생각은 안 해 보시나요? 본인을 고용한 후에, 더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었어도 이미 고용했다고 거절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서로 기본적인 도리는 좀 지켜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4. 일을 할 때에는 5-10분 전에 가서 미리 준비하고 정시에 시작하고, 일 끝나면 그 때 집에 갈 준비를 해야 합니다. 저는 그렇게 일했습니다. 정시에 나타나서 그 때부터 옷 갈아 입고 준비하고, 그래놓고 집에 갈 때는 시간도 전에 제일 먼저 갈 준비를 하는 분들 보면, 답답합니다. 그런 분들이 대개는 일하는 시간에도 어떻게든 편하게 일하려고 애쓰는 분들이지요. 그 시간 동안은 일을 하기로 하고 고용된 것입니다. 그러면 일을 해야지요. 일은 하려고 들면 늘 있습니다. 그냥 시간만 때우려는 분들과 일을 하려는 분들은 확연히 다릅니다. 그리고 손님을 대하는 가게라면 본인들이 바로 가게 얼굴임을 잊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가게가 잘 되어야 본인도 좋은 것 아닙니까. 물론 본인이 일하기 즐거워야 가게도 잘 되겠지만요.

5.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에게는 당연히 주급을 올려 드리게 됩니다. 시간 당 얼마 아끼려다가 좋은 분들 놓치고 싶지 않은 게 구인자의 마음입니다. 그런 분들은 당연히 가게에 엄청 플러스가 되시는 분들이니까요. 그런데요, 가게 하는 사람들도 세금 내고 해야 합니다. 주급은 많이 원하시면서 세금은 내시기 싫어하시면, 주인들더러 세금을 떼어먹으라고 강요하는 것 밖에 되지 않습니다. 또 같이 일하는 동료 중에 어쩔 수 없이 신분 상 문제로 세금을 내고 싶어도 못 내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가게를 하는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세금을 속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가게 주인은 속으로 편한 것이 아닙니다. 특히 학생들은 세금 신고하면 파이낸셜 에이드를 못 받는다고 꺼려합니다. 그냥 좀 세금 보고 하고 적정 시급받고 일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워낙 구인자에 대한 비판이 많아서 그냥 구인자의 입장에서만 한번 글 써봤습니다. 나쁜 구인자들도 많이 있겠지요. 이 글은 상식적인 구인자의 입장으로만 쓴 것이니 너무 기분 나빠하시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함께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사는 한인사회를 일구어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