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씨는 얼마전 전화로 400여달러치 한식 단체 주문이 들어와 구두로 카드 번호를 받아 결제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이 픽업을 갈텐데 카드를 맡길 수가 없으니 자신이 직접 전화로 카드 정보를 주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별다른 의심없이 주문이 나갔고 다음날 돈이 들어온 것까지 확인한 심씨는 한달 후 걸려온 전화에 황당해했다. 위조카드로 결제된 주문이라며 카드사를 통해 심씨에게 차지백을 요구한 것. 심씨는 꼼짝없이 결제받은 400여달러를 되돌려주고 벌금으로 25달러도 내야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심씨는 또 다른 바베큐 식당에서 비슷한 수법으로 고가의 단체주문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매달 수차례 받고 있다고 전했다.

본보가 심씨에게 입수한 이메일에 따르면 발신자는 “어머니 생신날 76명이 모이는 서프라이즈 파티를 할 계획”이라며 주문할 음식을 이야기한 후 “지금 전화로 카드번호를 불러줘도 되겠냐”고 물었다. 심씨는 “같은 혹은 비슷한 내용의 이메일이 날짜만 바뀌어 주기적으로 온다”며 “(400달러치 사기를 당한) 이전 경험이 아니었다면 차지백 사기에 또 넘어갔을 수도 있다”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연말연휴라 특히 바쁜 이 시점에서 다른 한인 업주들이 사기범들의 속임수를 알고 당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위조카드, 사기거래를 빌미로 차지백을 신청해 원금을 회수하는 스캠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사기범들이 수동 결제의 허점을 악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EMV 칩카드 결제시스템(이하 EMV 시스템)이 아닌 수동으로 카드번호를 받거나 기존 마그네틱 선을 이용해 결제할 경우 업주들이 부당하게 책임을 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지난 2015년 도입된 EMV시스템은 마이크로칩이 내장된 신용 혹은 데빗카드를 전용 단말기 슬롯에 꽂아 결제하는 방식이다. 기존 마그네틱 선 카드에 비해 보안이 강화돼 해킹과 카드 위조 범죄 등이 쉽게 방지된다.

카드 위조와 사기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2015년 10월부터 변경된 차지백 변상 제도에 따르면 수동으로 카드정보를 입력하거나 EMV칩카드를 전용단말기가 아닌 기존 마그네틱 선을 이용해 결제할 경우 업주가 차지백에 대한 책임을 지게된다. 이전에는 업주가 승인된 영수증에 서명만 받으면 카드발급 은행이 모든 책임을 지는 방식이었다.

한 보안전문 업체 관계자는 EMV칩카드로 결제시 시간이 더 오래걸려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많은 업주들이 전화주문시 구두로 결제정보를 받거나 과거 방식처럼 마그네틱 선을 사용해 결제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이 EMV칩카드를 제시했을 때는 반드시 전용 단말기에 카드를 꽂아 결제해야 차지백 사기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며 “물건값을 계산하는 종업원들도 확실하게 교육시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