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4개 브랜드 계약 해지…대만 여야 정치인들 지원사격도

쉬시디(샤오S) [사진 왕이망. 재판매 및 DB 금지]

쉬시디(샤오S) [사진 왕이망. 재판매 및 DB 금지]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대만의 유명 연예인이 도쿄올림픽에서 대만 대표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했다가 중국에서 미운털이 박혀 광고가 줄줄이 끊겼다.

3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샤오S(小S)라는 예명으로 널리 알려진 쉬시디(徐熙娣)는 지난주부터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대만 선수들을 응원하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이는 중국 누리꾼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쉬시디는 가수 출신의 TV쇼 진행자로 중국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그는 전날에는 여자 배드민턴 단식 결승에서 대만 배드민턴 선수 다이쯔잉(戴資穎)이 중국 선수에 패배한 뒤 "졌지만 영광스럽다. (경기를 보다가) 죽을뻔했다"는 소감을 남겨 논란에 불을 지폈다.

많은 누리꾼들은 다이쯔잉이 과거 대만의 독립을 지지했다면서 쉬시디가 이 선수를 응원한 것에 분노했다.

쉬시디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중국 언론들은 특히 그가 댓글에서 '국가대표 선수'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의 일부로 여기며 외부에서 대만을 '국가'로 칭하는 것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한다.

중국에서 쉬시디에 대한 반감이 극도로 높아지자 그를 광고모델로 썼던 브랜드들은 불똥이 튀는 것을 피하려고 재빨리 계약 해지에 나섰다.

인스타그램에서 대만 선수들을 응원한 쉬시디 [사진 왕이망. 재판매 및 DB 금지]

인스타그램에서 대만 선수들을 응원한 쉬시디 [사진 왕이망. 재판매 및 DB 금지]

하루 만에 쉬시디 또는 그의 딸과 계약을 끊은 브랜드는 4개에 이른다.

건강음료 브랜드 서우취안자이(壽全齋)는 쉬시디와의 브랜드 협력을 즉시 종결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이 업체는 "국가의 이익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우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고히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업체 외에 프랑스 샴푸 브랜드 클리어도 쉬시디와의 계약이 이미 종료됐다고 발표했다.

일부 매체는 쉬시디가 광고계약 해지로 3천200만 위안(약 57억원)의 손해를 볼 것이라고 추정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쉬시디와 언니 쉬시위안(徐熙媛·大S)을 싸잡아 욕하고 있다.

대만판 '꽃보다 남자'의 주연이었던 쉬시위안은 중국 사업가인 남편이 대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상황을 중국과 비교해 비판하자 "이혼 수속을 밟고 있다"고 밝혀 중국에서 비난을 샀다.

이번 논란은 대만 정치권으로 번졌다.

대만 정치인들은 여야할 것 없이 쉬시디의 지원 사격에 나섰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린웨이저우(林爲洲) 국민당 입법위원(국회의원)은 페이스북에 "대만 선수를 국가 선수라고 한 것이 어디가 잘못 됐냐?"고 말했다

관비링(管碧玲) 민진당 입법위원도 "샤오S를 잡는 것은 '살계경후'(殺鷄儆猴·원숭이를 겁주려고 닭을 죽인다)인가? 그러나 중국인들아, 이는 대만에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