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보수 여당 반대에 넘어야 할 산 많아

28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의 옛 의사당 건물 둘러싼 낙태 합법화 요구 시위대
28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의 옛 의사당 건물 둘러싼 낙태 합법화 요구 시위대

[AFP=연합뉴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남미 칠레가 임신 초기 낙태 허용을 향해 첫발을 내디뎠다.

칠레 하원은 28일(현지시간) 임신 14주 이내의 낙태를 비범죄화하는 형법 개정안을 찬성 75표 대 반대 68표, 기권 2표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하원에서 세부 내용을 확정한 후 상원으로 넘어간다.

가톨릭 인구가 다수인 칠레는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독재 정권 말기인 1989년부터 낙태가 전면 금지됐다가 2017년에서야 일부 예외적인 상황에 한해 허용됐다.

현재 성폭행에 의한 임신일 경우나 임신부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 태아 생존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만 낙태가 가능하다.

이 세 경우를 제외하고 원치 않은 임신을 한 수많은 여성들은 음성적인 낙태 시술에 의존해 왔다.

임신 초기 선택적인 낙태를 허용하는 이번 법안은 2018년 야당 의원들이 발의한 뒤 최근에야 의회 논의가 시작됐다.

첫 관문을 넘긴 했으나 정부와 중도우파 여당은 법안에 반대하는 상황이라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날은 '세계 안전한 낙태의 날'이기도 했다.

칠레를 비롯해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등 중남미 곳곳에서 낙태 합법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낙태가 예외 없이 전면 금지된 중미 엘살바도르에서도 시위대가 낙태 규제 완화를 요구하며 국회까지 행진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28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의 낙태 합법화 요구 시위
28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의 낙태 합법화 요구 시위

[로이터=연합뉴스]

mih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