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지내왔던 딸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타 지역으로 진학을 했다. 기숙사 정착을 도와 주고 혼자 집으로 돌아오는 10시간의 시간은 즐거웠고 자유를 느꼈다. 몇 년의 시간이 흐르고 그동안 몇 번 딸은 짧은 시간 나를 방문해 주었다. 서로에게 이성 친구를 만나라며 딸은 '다음에 내가 방문 하면 아빠에게 파트너가 있어 함께 식사 하자'.
'너나 잘 하세요' 나는 답변을 대신하였다.
딸에게 남자 친구가 생겼다. 남자 친구를 집으로 초대했다. 저녁을 준비하는 나는 묘한 기분을 느꼈다. 백인 친구라 한식 경험이 있냐, 김치를 좋아하냐등 질문과 메뉴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샤브샤브'
간단하면서 백인 남자 친구에게도 부담이 없을 메뉴. 가급적 해물과 야체를 많이 준비하였다.
도착 시간을 알려주는 연락이 딸에게 왔다. 난 생 처음 경험하는 딸아이 남자 친구 만나기.
팬데믹 이후 집에서 근무하는 나는 세수도 하지 않는다. 그 날은 세수도 했다. 턱 수염도 깎았다. 행여 몸에서 냄새 날까 연한 향수도 뿌렸다.
'헬로우' 180 넘는 키의 젊은 남자가 나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웰컴' 하고 응대하며 준비된 식탁으로 그 아이를 이끌었다. 들고 온 도넛츠 선물을 나에게 주었다..
남자 아이는 불편해 하면서 조심스럽게 나의 눈치를 보며 대화를 이어 나갔다. 지긋이 평범한 아이였다. 남자 아이가 딸을 좋아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행여 준비한 샤브샤브가 입맛에 어떨지 맛이 어떠냐며 몇 번의 질문을 하였다. 그때마다 남자 아이는 좋다고 답변을 하였다. 선물로 가져온 도넛츠는 지역에서 유명한 도넛이라며 자신의 엄마 생일 선물로 준비하기도 했다며 알려준다. '맛있었다.'
가계 사진을 찍어 두었다. 선물하기에 참 좋은 상품이라고 느꼈다. 남자 아이는 미리 몇 일 전에 주문해야 한다며 알려주었다.
다음날 딸은 남자 친구하고 캐나다로 떠났다. 아침부터 떠나는 딸에게 돌아가는 중간에 먹을 도시락을 준비하며 '엄마의 빈자리' 가 아쉬었다. 혼자 보다 두 사람 함께 떠나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
이른 아침 책상에서 일어나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권투 선수가 상대방으로 부터 결정타를 한방 얻어 맞은것 처럼 휘청거리며 구토 증세를 느꼈다. 한의사를 포함한 주변 몇 분에게 전화를 걸어 나의 상태를 문의 했다. 몇 시간 지난 후 다시 안정을 찾았다. '이렇게 고독사를 하겠구나'
강아지는 나에게 좋은 친구이며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
사람 만남은 인연의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한다. 어떤 인연의 운명을 만날지 혹은 만나게 되지 못할지 내가 믿는 하나님에게 의존해 본다.
댓글 1
상황과 심정이 느껴집니다. 믿으시는 하나님에게 의존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60 되기 전에 동반자를 원하신다면 적극적으로 움직이셔야 합니다. 모임 ,, 교회 등등 .... 혼자되신지 얼마나 되셨는지는 모르겠으나 홀로 오래될 수록 좋지 않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절대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좋은 소식이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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